이토록 하늘 청명한 가을에는 티끌만 한 미움조차 가슴에 남겨두기 죄스럽지요.
하지만 아픈 기억의 편린일수록 더욱 선명한 빛깔의 단풍으로 물들지 않던가요.
해마다 가을이면 그대 발밑에 각혈 같은 빛깔로 흩어지는 단풍잎들,
그대에 대한 제 미움은 아직 그대로 선명합니다.

by 이외수, "하악하악"
Posted by 精念
,